소주, 소파, 소싯적 첫사랑
“최기태. 오늘 저녁에 한잔 할래?” 친구 정호가 기태의 책상에 손을 얹으며 물었다. 갑자기 뭐고. 그 눈빛을 읽어낸 정호는 기태가 묻기도 전에 능청을 떨었다. 소주잔을 기울이는 손짓은 덤으로. “짐 날씨도 좋은데, 강변에서 딱 펼쳐놓고 먹으면 낭만 디진다이가.” “우예 했노?” “동민이네 형이 뚫어줬단다.” “맞나.” 동민에게는 나이 차이 꽤 나는 형이 있었다. 그 형이 기꺼이 사다 주겠다고 한 모양이다. 형…. 또 생각하니 마음을 복잡스럽게 했다. 평소 같으면 굳이 흥미 없다 하고 집에나 일찍 갔을 터였다. 그런데 요즘 기태는 그러기가 내키지 않았다. 집에 가면 형이 있기 때문이다. 동민처럼 친형은 아니고, 아마도 친형제보다 사이가 좋을 지수 형이다. 지수를 떠올리면 마음이 울렁울렁거렸다. 보기 싫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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